어제 포스팅한 대로 오늘은 京王線飛田給駅(게이오선 토비다큐역) 주변을 산책하고 왔다.
그와 함께 예고한 올드렌즈의 테스트를 겸한 사진 촬영이었고, 오랜만에 RF카메라를 만져서 재밌음을 느낌과 동시에 어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이것이 기획 자체의 목적이며 폐관 수련의 일종이니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은 결국 언젠가 발전할 것이라는 걸 시사한다. 각설하고 일단 Elmar 3.5cm f3.5 (이하 엘마 35mm)에 대해서 소개하겠다.
미리 말해두지만 일본광학사처럼 라이카렌즈에대해 줄줄이 읊어댈 생각은 없다. 아주 간편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TMI를 남발하자면 엘마 35mm는 무려 1930년부터 1950년까지 수만 개가 생산된 물건이다. 50mm 침동 엘마랑 같은 생산 기간을 가진다고 보면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세가 침동 엘마와 다르게 흉악하다. 개인적인 첫인상은 주마론 35mm f3.5에 금방 대체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틀린 생각이었고, 필자가 손에 넣은 엘마 35mm도 1938년 제라는 굉장히 오래된 코팅이 없는(?) 유리알 같은 렌즈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코팅이 없는이라는 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걸러 들을 필요가 있는데, 1938년 전후로 생산된 Summar 5cm에 관해서도 무코팅 같은 유리알을 하고 있지만 Ken Rockwell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는 등 주장하는 이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멀티코팅은 둘째치고 컬러필름을 염두 둔 코팅이 된 모델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렇기에 콘트라스트가 빠져 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확히는 필름으로 인한 촬영이 아니라 아직은 판단할 수 없다.
아무튼 엘마인 만큼 광학계 자체가 테사설계로 라이카 위키에 의하면 50mm 엘마와 동일하다고 나온다. 사실상 라이카의 근본 그 자체인 렌즈인 것이다.
각설하고 무지성 작례투하 및 "오늘은 어디로?" 기획의 일지를 남긴다.
이 기획의 항상 도착한 역 찍은 사진을 기점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보정을 하게된다면 수평수직보정이나 쓸데없는 것을 지우는 수정을 가하는 것만을 예상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는 M10의 JPG사진을 올리려고 한다. 올드렌즈가 낼 수 있는 콘트라스트와 그걸 받아들이는 바디의 JPG출력은 기본적인 상성의 하나로 취급하고 있으며, 색감을 보정하기 시작한다면 굳이 올드 렌즈를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각종 수차에 의한 마이너스 시너지만이 있을 뿐이다. 엘마의 수차에 관해서는 다음 이미지를 참고하기를 바란다.
이렇게 화각을 거의 전부 사용하면서 수평으로 긴 사진이 올드렌즈의 가장 큰 특성을 나타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볼 것은 비네팅이다. 어느 정도 조리개를 조여서 (f6.3) 하늘 부분은 눈에 띄지 않지만 우 하단을 보면 특히 어두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경을 늘릴 수 없는 라이카 마운트 렌즈들은 현행 렌즈에서도 개방 시 눈에 띄는 편이지만, 올드렌즈는 특히 렌즈 구경이 작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현대에서 비네팅이란 오히려 보정으로 넣기도 하는 만큼 "느낌"을 내는 데에는 손색이 없다.
두 번째는 구면수차이다. 화면에 나타난 글자는 タバコ. 담배라는 뜻이다. 딱 보아도 タ와 コ의 선명도에서 큰 차이가 있다. 아래를 보면 더욱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주변부 해상력이 구면 수차이다. 그냥 봐도 엄청난 선예도의 차이를 보인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자 1938년의 렌즈이다. 굉장한 분해능이 아니지 않을 수 없다. ( 물론 조리개를 현행기준 5.6 수준으로 조인 것이다.)
옛 사람들도 이 길을 걸었을 것이다.
역광 내성에 대한 테스트이다. 후드를 착용하였고 조리개를 6.3으로 조였으나 전체적으로 할레이션이 껴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이걸 즐기는 게 올드 렌즈 아닌가. 오히려 구면수차가 가능 큰 방해물이라고 생각한다.
엘마 35mm의 최단 촬영 가능 거리는 1미터이다. 최대개방 조리개는 3.5 접사는 힘들지만 어느정도는 얕은 심도도 표현해 줄 수 있다.
우측에서부터 태양광이 작렬하여 플레어(?)가 좌 하단에 생성되었다.
크롭 한 사진이다. 중앙부는 나무와 건물의 사이를 생각하면 될 듯하다.
조금 더 조리개를 조였으면 좋았을 사진.
질감의 표현, 그림자의 표현이 참 좋다고 생각한다.
상기 연속된 사진에서 비네팅(구경식)의 영향을 잘 알 수 있다.
이 사진은 완전히 태양광이랑 승부를 한 것이다. 딱히 조리개를 더 조이지는 않았고 f6.3의 상태이다.
벽돌의 질감을 보면 구면수차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광학계 개발자들의 노고에 감사할 수 있다.
나름의 접사. 빙빙 도는 올드렌즈식 보케를 즐길 수 있다. 최단 촬영가능 거리가 1m라고 한다 해도 말이다.
엘마는 참 불편한 렌즈이다. 특히 조리개 값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렌즈 정면에 납작한 조리개링을 돌려야 한다. 후드라도 단다고 하면 아주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현대에는 존재하지 않는 형태의 렌즈. 그리고 역사의 가치. 세상의 나쁜 렌즈는 없고 나쁜 카메라도 없다. 용도에 맞지 않는 장비만이 존재할뿐. 나는 선명하기만 한 렌즈보다는 렌즈의 특성을 알아가며 특색 있는 장비를 쓰고 싶다. 그게 내가 라이카를 사용하는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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